▣ 삼성, 세계 최초로 ‘5.5세대 AMOLED’ 라인 가동 시작

최근 들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스스로 빛을 내는 OLED는 별도의 발광 장치가 필요한 LCD보다 뛰어난 기술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삼성은 스마트폰 갤럭시S에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아몰레드)를 탑재하며 OLED 띄우기에 나섰다. 삼성은 AMOLED 시장에서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세계 최초로 5.5세대 AMOLED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실시한 조사는 디스플레이가 소비자에게 친숙한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방통위는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사항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때 디스플레이는 응답자 중 31.2%의 표를 획득하며 4위에 올랐다. 5개월 뒤인 10월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휴대전화를 살 때 고려하는 사항에서 디스플레이가 2위를 차지했다. 59.2%의 응답자가 디스플레이를 고려사항으로 뽑았다. 이 조사에서 1위는 두 번 다 ‘디자인’이 차지했다. 아마 삼성의 ‘아몰레드’와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마케팅 측면에서 맞붙은 점도 이같은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는 LCD 영향력 건재


OLED의 영향력 확대는 각 전자회사의 움직임에서도 읽을 수 있다. 삼성에 이어 LG뿐만 아니라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회사도 OLED 투자 재검토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타이완 기업들도 AMOLED 투자를 이미 시작했거나 투자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오는 2015년 휴대 기기용 AMOLED 패널 시장 규모가 1백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시기 노트북 및 태블릿PC용 AMOLED 패널 시장은 68억 달러 규모로 내다보았다. 휴대 기기용 패널 시장의 59%, 노트북 및 태블릿PC용 패널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그동안 ‘없어서 못 판다’라고 할 정도로 AMOLED는 공급이 부족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AMOLED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약 3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럼에도 아직 AMOLED 대세론을 말하기는 이르다. LCD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들어가는 중소형 패널에서는 LCD의 영향력이 아직도 건재하다.


LG디스플레이가 이끌고 있는 IPS(In-Place-Switching) 방식 LCD 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하며 한 번 더 눈길을 끌었다. IPS 방식은 보는 각도에 따른 색 변화가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이름 붙인 디스플레이가 바로 IPS 방식 LCD 디스플레이이다.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 히타치 외에 CMI·AUO(타이완의 최대 LCD 제조업체), TMD(도시바), 소니, 샤프 등이 잇달아 IPS 방식 디스플레이 생산을 시작했다.


특히 휴대전화 제조사도 IPS의 경쟁력을 인정하면서 이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IPS를 탑재한 이후 노키아, HTC, 림(RIM) 등이 IPS 패널을 탑재한 기기를 만들었거나 준비하고 있다. LG전자까지 포함하면 삼성을 제외한 상위권 기업 대다수가 뛰어든 셈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와 히타치는 원래 IPS를 하고 있었고, CMI와 AUO도 최근에 생산을 시작했다. TMD, 샤프, 소니도 IPS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VA 진영의 대표 주자 중 한 곳인 샤프가 IPS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소니, TMD 등은 IPS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LCD-OLED 기술, 어떤 차이 있나


VA 방식은 순정 흑색을 표현할 수 있고 명암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야각에 따른 색 변화에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김병구 상무는 “최근 LCD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모바일 분야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괜찮은 편이다.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애플이 태블릿PC 산업을 이끌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OLED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IPS LCD와 OLED 기술 및 제품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LCD와 OLED를 두고 어느 기술이 더 뛰어난지를 가리는 논쟁도 뜨겁다.

AMOLED는 별도의 광원과 컬러 필터가 필요 없는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LCD에 비해 얇은 기기를 만들 수 있다. 또 응답 속도가 빠르다. 그 밖에도 시야각이 넓고 색을 표현하는 영역이 비교적 넓다는 이점을 갖는다.

정호균 성균관대 교수는 “특히 앞으로 3D TV를 구현할 때는 빠른 응답 속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AMOLED가 더욱 적합하다. AMOLED는 영상의 화면 겹침 현상이 없이 완벽한 3D를 구현할 수 있는 미래의 디스플레이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외국 휴대전화 리뷰 사이트인 ‘폰아레나’에서는 옵티머스 블랙의 노바 디스플레이, 갤럭시S2의 슈퍼 AMOLED 플러스, 아이폰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노바 디스플레이와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IPS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비교는 IPS 대 AMOLED 비교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우선 글자 가독성 분야에서는 320PPI(pixel per inch: 해상도)를 자랑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밝기 분야에서는 노바 디스플레이가 가장 뛰어났고, 색 재현율에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자연색에 알맞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시야각에서는 AMOLED 패널이 앞섰다.


또 최근에는 보드나라라는 웹 사이트에서 회원 80명을 대상으로 IPS 디스플레이와 OLED 디스플레이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 관심을 모았다. 이 조사 결과 80명 중 66명이 아이폰4의 IPS 디스플레이의 화질이 더 뛰어나다고 응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80명 중 33명이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풀브라우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라고 답했다. IPS 디스플레이가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인터넷을 보거나 글씨를 읽을 때 좀 더 편하다는 것이 설문 참여자들의 반응이었다.


동부증권에서는 지난 6월 디스플레이뱅크가 개최한 ‘코리아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2011’을 참관한 뒤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 LCD가 OLED에 뒤지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LCD가 해상도·화질·전력 소비 측면에서 OLED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때문에 LCD 패널을 OLED가 급격히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PI가 최근 디스플레이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데, OLED는 PPI를 높이는 데 제약이 있다. 또 전력 소비 측면에서도 OLED가 더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화면에서 백색을 구현하는 경우가 많을수록 OLED의 전력 소모량은 증가한다.

이용자의 스마트폰 이용 형태를 보면 평균적으로 단문 메시지(SMS)를 이용할 때 62%,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할 때 71%, 웹 브라우징을 이용할 때 67%의 화면에 백색을 구현한다고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화면에서 백색을 구현하는 서비스를 이용자가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LCD 디스플레이에서 전력 소비가 더 적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가 물론 이상적인 디스플레이이기는 하지만 막상 실제로 구현해보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기술인 것이 드러났다. 오히려 중·소형 패널에서는 LCD가 더 뛰어나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시사저널, [1133호] 2011년 07월 06일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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