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조기 발견과 치료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 없다. 「색」으로 의사의 암 진단을 돕는 내시경 시스템이 등장했다. 조기발견을 위한 히든카드로 기대되는 PET-CT 성능도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우리들에게 가장 친근하면서도 두려운 병인 암.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암의 가장 효과적인 대책임은 지금도 변함 없는 사실이다. 빨리 발견할수록 생존율은 더 높아진다.


예를 들면, 위나 결장, 직장 등의 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초기 상태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90% 정도라고 한다. 암의 조기발견 기술 중에서 카메라로 몸 안을 촬영하여 암 세포를 찾아내는 내시경과 방사선 기술로 암을 찾아내는 PET-CT 등의 최신 동향을 소개한다.


「색」으로 병소(病巢)를 강조

내시경은 암 진단 기기로 이미 널리 보급된 장비다. 1950년, 올림푸스가 위 내시경을 실용화한지 50년이 넘었다. 지금은 CCD 카메라를 부착한 관(스코프)을 몸 속에 넣는 타입이 주류다. 최근에는 전자 메스를 사용하여 개복(開腹)하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는 제품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내시경 기술 중에 현재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색’으로 암 진단을 돕는 기술이다. 올림푸스가 6월에 발매한 신형 내시경 ‘EVIS LUCERA SPECTRUM(에비스 루세라 스펙트럼)’은 ‘NBI(Narrow Band Imaging)’, ‘AFI(Auto Fluorescence Imaging)’, ‘IRI(Infra Red Imaging)’이라는 세가지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암 세포는 분열할 때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그 주변에는 새로 만들어진 모세 혈관이 몰려있다. 이 혈관의 패턴을 해석해서 종양의 양성, 악성을 판정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첫번째 새로운 기능인 NBI는 혈관을 통해 암 진단을 돕는 기술이다.


혈액 속에 포함된 헤모글로빈은 415㎚ 전후로 540㎚ 전후의 파장을 가진 빛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전자는 장기의 점막 표층부에 있는 혈관으로, 후자는 좀 더 깊숙한 곳에 있는 혈관으로 흡수되므로 혈관 부분은 어둡게 보인다. 이 영상을 컴퓨터로 처리하여 음영의 대비를 강조하면 모세혈관의 위치를 또렷하게 비추는 영상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그런데 NBI가 한번에 관찰할 수 있는 혈관 범위는 반경 2∼3㎝정도로 불과하다. 따라서 NBI만으로 암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이 때, 두번째 기능 AFI는 종양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점막이 두꺼운 부분을 찾아낸다

종양이 발생한 장소는 정상 부분에 비해 점막이 두꺼워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FI는 이 부분을 구분하기 쉽게 해 준다. 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장기의 점막아래 조직은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콜라겐은 390∼470㎚ 파장의 빛을 쏘면 아주 약한 빛을 발생시킨다. ‘자가형광’이라는 이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390∼470㎚의 빛은 점막을 통과할 때 산란(散亂), 흡수되어 약해진다. 점막이 두꺼우면 콜라겐에 도달하는 빛도 약해진다. 콜라겐의 자가형광의 강도는 도달한 빛의 강도에 비례하므로 점막이 두꺼운 부분은 자가형광도 약해진다. 이 강약을 고감도 CCD카메라로 촬영하면 종양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부각된다.


그러나 올림푸스 메디컬 시스템 상품기획본부연구부 관계자는 “390∼470㎚의 빛은 염증 부분도 종양으로 오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415㎚ 정도의 빛은 헤모글로빈에 흡수되기 때문에, 만약 점막 아래 생긴 염증으로 출혈이 발생하게 되면 점막이 얇더라도 자가형광의 강도는 약해진다.


따라서 AFI는 마찬가지로 헤모글로빈에 잘 흡수되는 540∼560㎚의 빛도 조사(照射)한다. 염증이 발생하지 않는 부분의 반사광은 그리 약해지지 않지만 염증 부분의 반사광은 헤모글로빈에 흡수되어 약해진다. 즉 염증이 생긴 부분을 찾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정보를 기초로 자가형광 영상을 보정하여 점막이 두꺼운 부분만 색을 달리 보여준다. 내시경 장치의 화면에는 정상부분이 녹색, 점막이 두꺼운 종양 주변이 보라색으로 표시된다.


세번째 신기능 IRI는 NBI가 표시하기 어려운 심층부의 혈관을 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점막 아래 암의 진행상황을 파악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IRI는 우선 적외선을 흡수하는 특성을 지닌 ‘ICG(Indocyanine Green)’라는 색소를 링거를 통해 혈관 속으로 주입해 순환시킨다. 그 후 적외선을 비추어 적외선 대응 CCD 카메라로 촬영하면 심층부 혈관이 부각된다.


「꿈의 PET」의 한계를 극복하다

내시경을 통한 암 진단에도 한계는 있다. 자각증상이 없는 초기 암은 발견하기 어렵고 간이나 폐의 깊은 곳에서 발생한 암도 진단할 수 없다. 이런 암을 진단하는 최신기술로써 PET-CT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는 PET-CT(양전자단층촬영기)와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를 결합시킨 장치다.


암 세포는 대량으로 소비하는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정상 세포에 비해 3∼8배나 되는 포도당을 흡수한다. 이 같은 특성을 PET는 이용한다.
우선 암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FDG(fluorodeoxyglucose)라는 포도당 유사체를 주사하여 1시간정도 대기시킨다. FDG는 포도당과 거의 같은 성질을 갖는다. FDG가 포도당과 다른 점은 플러스 전기를 띤 전자(양전자)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FDG가 에너지원으로써 세포에 흡수될 때 양전자가 방출된다. 이 양전자는 체내의 물분자 등의 전자와 충돌한 후 소멸된다. 소멸할 때 미약한 방사선(감마선)이 발생한다.


환자의 체내에 암 세포가 있으면 FDG가 많이 모인다. 때문에 암 세포는 보통 세포보다 강한 감마선을 방사한다. 인체의 주위에 도넛 모양으로 배열된 PET검출기가 감마선을 확인하고 발생 분포를 이미지로 나타낸다. 감마선이 강한 부분은 주위보다 밝게 보이기 때문에 의사는 그 모양을 보고 종양의 유무와 크기를 판단한다. <br>


단 PET만으로 종양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PET 이미지에는 장기나 위의 모양이 선명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CT를 활용한다. PET 이미지를 촬영한 후 CT의 X선으로 내장과 뼈의 형태를 나타낸다. 그 다음 CT와 PET의 이미지를 오버랩한다. 이 경우 데이터는 약간의 보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감마선은 체내의 장기와 뼈를 통과할 때 흡수되어 약해지기 때문이다. PET로 정확한 감마선 발생 분포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신체 부위 별로 방사선이 흡수되는 비율을 알아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존 PET-CT는 PET 이미지를 촬영하기 전에 CT로 전신에 약한 X선을 비추어 보정 정보를 수집한다. 즉 CT는 내장의 형태 촬영과 보정 정보의 수집이라는 2가지 역할을 한다.


시마즈(島津)제작소가 2005년 11월에 발매한 신형기 ‘SET-3000시리즈’에는 CT의 두가지 역할 중 보정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은 CT를 대신하여 전용 기기가 담당한다. 이 기기는 CT보다 약한 방사선을 조사하므로 피검사자의 방사선 피폭양을 줄일 수 있다. 또 감마선 검출과 보정정보 수집이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에 진단기간도 단축된다.


이전에는「꿈의 PET」라는 칭송을 받았지만 정확도가 높지 않아 문제가 되었다. 암 세포 중에는 포도당을 소비하지 않는 암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암에는 FDG가 모이지 않기 때문에 기존 PET나 신형 PET-CT의 영상에도 잡히지 않았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진단약에 대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암의 종류에 따라 특유의 당류와 단백질이 주위에 모인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를 밝혀내면 FDG를 대체할 양전자 운반수단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암 발견율 100%’의 꿈을 향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출처> Nikkei Business(日), 2006. 8. 7/14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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