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서울시가 지난 29일 발표한 최근 10년 동안의 서울 25개 자치구의 전체 연령 표준화 사망률을 보면 소득수준과 수명과의 상관관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사망률이 낮은 자치구는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순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 3구가 1~3위를 휩쓴 반면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강북 지역의 경우 사망률이 그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망률이 가장 낮은 서초구의 10만명당 사망자는 2009년 기준으로 305명이었지만 사망률이 가장 높은 중랑구는 437.4명을 기록한 것. 또한 서울시내 424개 동별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강남‧북 격차가 확연히 드러나 사망률 하위 10%에 속하는 동이 강남 3구에 74% 가량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수준에 따른 사망률 격차도 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자의 경우 대졸 이상과 중졸 이하 사이의 사망률 격차가 2010년 기준으로 67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득수준과 교육수준 등의 사회경제적 격차는 건강 격차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교육시스템 개혁에 따라 학교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이들의 경우에도

수명이 더 긴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사회경제적 격차와 관계없이 단지 교육시스템 개혁에 따라 학교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이들의 경우에도 수명이 긴 것으로 밝혀졌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의 보건공정성연구센터 연구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년 정도 학교교육을 더 받은 이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40세에서 70세 사이에 암이나 허혈성 심장질환 등으로 사망할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스웨덴 정부는 대규모 사회적인 실험을 수행했는데 당시 목표는 교육개혁 수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1949년에서 1962년 사이에 스웨덴의 공립학교 시스템에서 교육을 받는 120만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 방식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전국에 걸쳐 학군의 비율을 천천히 증가시키는 방식을 통해 의무교육 시스템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9년 동안 학교에서 교육받게 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통제그룹을 선정해 기존의 시스템에서 교육받도록 한 것. 의무적인 기간은 8년이었으며 학문적으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10년까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장기적인 이 시스템의 보건혜택을 알아보기 위해 스톡홀름 대학 연구진이 1960년 센서스의 정보와 1961년에서 2007년 사이의 사망자 기록을 대조하는 연구를 수행한 결과 개혁된 시스템에서 교육받은 이들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낮았음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두 그룹에서 40세 이전에 죽을 수 있는 위험 비율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인관계 좋을수록 수명 길어져


재미있는 것은 대인관계도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2010년 미국 브리검영대학 연구진이 대인관계의 빈도를 측정하고 건강 상태를 비교한 148편의 기존 논문을 위주로 연구 분석한 결과 친구, 가족, 이웃, 동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가 수명을 50%까지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


이 연구에 참여한 홀트 랭스태드 교수는 “어떤 사람이 모임에 들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여 그들을 더 보살피게 되며 따라서 삶에서 겪게 되는 위험요소가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낮은 사회성이 가지는 위험은 하루에 담배 15개피를 피우는 것과 동등하고 알코올 중독과도 같으며 운동을 하지 않는 것과 비만보다 더 해롭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만한 대인관계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노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 대해 생존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대인관계와 사망률 사이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비교한 연구결과도 지난해 발표됐다. 미국과 중국 공동연구진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유방암 생존자 2,230명을 36개월 동안 추적 연구조사한 결과 유방암 진단 후 암으로 사망하거나 재발할 가능성은 환자가 갖는 사회적 지지체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


다시 말해 같은 유방암 환자일지라도 사회적으로 행복지수를 가장 높게 보고한 여성의 경우 가장 낮게 보고한 여성에 비해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48% 낮고 사망위험성도 38% 낮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비만이 수명 연장에 도움?


비만하거나 너무 마른 경우에도 수명이 단축된다. 미국 보건국이 150만명의 미국 백인 성인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19건의 연구 성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가 40 이상으로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고도비만자인 경우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보다 사망위험성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질량지수가 15~18인 마른 사람들의 경우에도 정상인보다 사망위험성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그들이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질환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80대 중반 이후에는 비만이 오히려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지난 3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70대와 80대 초반의 노년층이 비만하면 사망할 위험성이 증가하지만 80대 중반 이후까지 생존하는 비만한 노년층의 경우 정상 또는 저체중을 가진 같은 연령대의 노년층과 비교해 사망 위험성이 약간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신체 부상을 입거나 질병 또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과체중으로 인해 신체 에너지를 더 잘 보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식욕감퇴 증상이 진행되는 경우 과체중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구의 경우 대상자들의 개인 건강 상태 및 관련 건강기록 등이 검토되지 않는 등 연구 방법에 문제가 많아 8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 굳이 일부러 자신의 체중을 증가시킬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출처> ScienceTimes, 2012.05.31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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