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들의 연속입니다. 절기가 중복을 지나 말복으로 다가가는 시기라 한여름의 가장 최정점을 지나고 있으니 더욱 그런가 봐요. 낮이 워낙 뜨겁다보니 밤에도 열기가 가라앉지 않아 밤에도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대야가 이어지는 밤이면 덥고 짜증이 날 뿐 아니라, 잠을 설치기 일쑤여서 낮에는 더욱 무기력하고 기운이 없게 됩니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집에 들어와 다시 잠을 청하려 하면 또다시 열대야로 기온은 푹푹, 땀은 뻘뻘, 악순환의 연속이지요.


여기서 질문 하나 하지요. 왜 우리는 더우면 잠을 자기 힘들까요? 더우면 오히려 더 피곤하고 무기력해지는데 왜 정작 잠들기는 그렇게 힘이 드는지, 여러분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잠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가장 모르고 있는 현상 중의 하나입니다. 평균적으로 우리는 하루의 1/4~1/3 정도를 잠으로 보냅니다. 아기들은 하루에 16-20시간 동안 꿈나라에 있기도 하지요. 생명체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숨을 쉬어야 하고,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꼭 잠을 자야 합니다. 오랫동안 잠을 못 자면, 숨을 못 쉬거나 음식을 못 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생명이 위독해지곤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우리가 ‘왜’ 잠을 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숙면의 적! 열대야.


생체시계는 수면-각성 패턴도 조절하지만, 우리 몸의 체온의 변화도 조절합니다. 우리는 정상인의 체온이 36.5℃라고 알고 있지만, 체온은 늘 고정된 것이 아니라 주기에 따라 변화합니다. 즉, 밤이 되면 서서히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새벽녘에는 체온이 최저점에 이르렀다가, 해가 뜸과 동시에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해 낮에는 밤에 비해서 조금 높은 체온을 유지합니다.
이는 낮에는 빛을 많이 받고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열이 더 많이 나기 때문이기도 하고, 멈춰있던 기계를 부드럽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예열을 해줘야 하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이 주기는 우리 몸의 생체시계에 따라서 움직이게 되는데, 빛이 적어지고 이를 생체시계가 인식하면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체온이 떨어집니다. 그럼 졸리게 되는 것이죠.


눈에서 나오는 신경을 따라서 뇌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시상 하부 쪽에 양쪽 눈에서 나오는 신경이 교차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위를 시상하부교차핵(Suprachiasmatic nucleus, SCN)이라고 하는데 이 부위가 바로 우리 몸의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부위랍니다. 시상하부교차핵은 빛을 인식하여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조절해 수면 패턴을 조절하는 것이죠.


열대야가 지속되는 밤에는 바로 이 생체시계의 체온 조절 패턴에 이상이 생긴 것입니다. 잠을 푹 자려면 체온이 떨어져야 하는데, 주변 기온이 워낙 높으니까 체온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이렇게 생체시계의 명령조절 체계가 이상이 생기니 잠을 설치게 됩니다.


<출처> 사이언스올 칼럼 이은희의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잠 못 드는 밤, 체온은 올라가고’중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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