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휴대용 저장매체 중에서도 CD나 DVD 등은 디스크 표면에 레이저를 반사시켜 데이터를 읽거나 기록하기 때문에 광(光)디스크라고 부른다. 광디스크는 이전에 사용하던 플로피디스크와 같은 자기 디스크 기반의 휴대용 저장매체에 비해 많은 양의 데이터(파일)를 저장할 수 있고, 매체 자체의 내구성도 높아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많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디지털 콘텐츠의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700MB 용량의 CD나 4.7GB(단층 규격 기준) 용량의 DVD는 더 이상 ‘대용량’ 이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곤란할 정도가 되었다. 특히 영화 DVD 타이틀의 경우, 480p(720 x 480) 해상도(화면의 정밀도)의 SD(Standard-Definition)급 화질 영상이 수록되므로, 720p(1280 x 720)나 1080p(1920 x 1080) 해상도의 HD(High-Definition)급 화질 영상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함이 많았다.


이러한 이유로 개발된 광디스크 규격이 바로 ‘블루레이 디스크(Blu-ray Disc, 약자는 BD)’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한 층에 25GB의 용량을 담을 수 있으며, 듀얼 레이어(Dual layer: 디스크 한 면에 2층의 데이터 기록면을 갖춤) 규격 블루레이 디스크의 경우에는 총 50GB까지 저장할 수 있다.

Blue-ray? Blu-ray?

블루레이’라는 명칭은 기기 내에서 사용하는 레이저의 특성 때문에 유래되었다. 기존의 CD / DVD용 장치에서는 붉은색 레이저를 사용해 데이터를 읽거나 쓰지만, 블루레이 디스크용 장치에서는 푸른색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Blue-ray’는 ‘청색 광선’이라는 뜻의 일반명사라서 상표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발음을 유지하면서도 상표 등록에 문제가 없는 ‘Blu-ray’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블루레이 디스크용 푸른색 레이저는 CD / DVD용 붉은색 레이저보다 파장이 짧기 때문에 훨씬 높은 정밀도로 디스크 표면에 데이터를 읽거나 쓸 수 있다. 이에 따라 블루레이 디스크는 디스크 자체의 크기가 기존의 CD나 DVD와 같으면서도(지름 12cm) 용량은 단층 규격 기준으로 DVD보다 5배, CD보다 35배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것이다.

최상급의 영상과 음향을 감상하기 위한 수단

시중에 판매되는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은 이러한 대용량의 장점을 십분 활용, 1080p 급의 고화질 영상이 담겨 공급된다. 이러한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은 블루레이 플레이어, 혹은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탑재한 PC로 감상할 수 있다. 다만, 같은 1080p 급의 블루레이 영상이라도 해당 타이틀을 출시한 업체의 사정에 따라 해당 영상의 코덱(codec) 규격이 달라질 수 있다. 코덱이란 제한된 용량의 저장 매체에 보다 많은 데이터를 수록하기 위해, 원본 데이터의 용량을 압축하거나 이미 압축된 데이터를 원본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을 말한다. 때문에 압축 비율이 높은 규격의 코덱일수록 같은 용량 대비 고품질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에는 ‘MPEG-2’나 ‘H.264/MPEG-4 AVC’, 혹은 ‘VC-1’ 규격의 코덱으로 압축된 영상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규격이 정해져 있다. 만약 위 3가지 규격 외의 코덱을 사용할 경우에는 시중에 판매되는 블루레이 플레이어에서 재생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 3가지 코덱 중에서 MPEG-2는 압축률이 확연히 낮다. 때문에 데이터 용량과 화면 해상도가 같은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이라도 MPEG-2 코덱을 사용한 타이틀은 H.264/MPEG-4 AVC나 VC-1 코덱을 사용한 타이틀에 비해 화질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매니아들은 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에 사용된 영상 코덱이 무엇인지를 따지며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블루레이 디스크의 대용량은 영상뿐 아니라 음향의 품질을 높이는데도 유리하다. 기존의 DVD 영화 타이틀은 ‘돌비 디지털(Dolby Digital)’이나 ‘DTS(Digital Theater System)’ 규격의 음성 코덱을 사용해 입체 음향을 구현했지만, 블루레이의 경우 이보다 음질이 뛰어난 돌비 트루HD(Dolby TrueHD)나 ‘DTS HD 마스터 오디오(Digital Theater System HD Master Audio)’ 규격의 음성 코덱도 지원한다.


그리고 몇몇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은 별도의 음성 코덱을 사용하지 않은 무압축 PCM(Pulse Code Modulation) 방식의 입체 음향이 수록된 경우도 있는데, 무압축 PCM은 원음에서 전혀 손실이 없는 궁극의 음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무압축 PCM 방식으로 5.1채널이나 7.1채널의 입체 음향을 수록할 경우 1~2시간짜리 영화에서 음성 데이터 용량만 수십GB를 차지하게 되므로, 전체 디스크에서 영상보다 음향 쪽의 데이터 용량이 몇 배나 더 커진 형태가 된다.

그리고 CD나 DVD를 PC에서 사용하기 위해 CD 드라이브나 DVD 드라이브가 필요한 것처럼, 블루레이 디스크를 PC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PC용 블루레이 드라이브가 있어야 한다. CD 드라이브나 DVD 드라이브에서는 블루레이 디스크가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블루레이 드라이브는 블루레이 디스크 외에도 CD와 DVD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있다. 때문에 블루레이 드라이브가 장착된 PC라면 별도로 CD 드라이브나 DVD 드라이브를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블루레이 드라이브도 디스크의 읽기만 가능한지, 혹은 기록이나 재기록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대표적인 제품들은 다음과 같다.

① BD-ROM 드라이브

CD, DVD 계열은 물론 블루레이 계열 디스크까지 모두 읽을 수 있는 제품으로서, 쓰기 기능은 없다. BD-ROM 드라이브보다는 단순히 ‘블루레이 드라이브’라고 부르는 일이 더 많다.

②BD 콤보 드라이브

BD-ROM 드라이브에 CD/DVD 레코더의 기능을 합친 것이다. CD와 DVD의 읽기와 쓰기가 가능하며, 블루레이 디스크는 읽기만 가능하다. ‘블루레이 콤보’라고 흔히 부른다.

③ BD 레코더(BD-R, BD-RE 레코더)

블루레이 디스크를 포함해 CD, DVD 등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디스크의 읽기와 기록이 가능한 제품이다. 좀더 정확히는 BD 콤보 드라이브에 BD-R의 기록 기능을 더한 것을 ‘BD-R 레코더’, 여기에 BD-RE의 재기록 기능까지 더한 것을 ‘BD-RE 레코더’로 분류해야 하지만, BD-R만 기록 가능한 제품은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시중에서 ‘BD 레코더’, 혹은 ‘블루레이 레코더’라고 하는 제품은 거의 BD-RE 레코더를 의미하는 것이다.

블루레이 vs HD DVD

블루레이 규격의 디스크 및 플레이어와 드라이브는 2006년부터 출시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시기에 블루레이와 유사한 성능을 갖춘 또 다른 광디스크 규격인 ‘HD DVD’도 디스크 및 관련 기기의 출시됐는데, 블루레이와 HD DVD는 특성이 비슷했지만 서로 호환이 되지 않았다(양쪽 매체가 모두 재생 가능한 플레이어가 출시된 적도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제품 종류도 얼마 되지 않아 그다지 보급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때부터 블루레이 규격을 개발한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의 이른바 ‘블루레이 진영’과 HD DVD 규격을 개발한 도시바, NEC, 산요 등의 ‘HD DVD 진영’으로 업계가 양분되어 경쟁을 했다.


양쪽 진영은 2년 가량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며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블루레이 진영이 보다 많은 헐리웃 영화 배급사들의 지지를 얻어냈으며,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기본 탑재한 소니의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가 출시되어 블루레이의 보급에 이바지 하는 등, 상황이 점차 블루레이 진영에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결국 2008년 2월, HD DVD 진영을 이끌던 도시바가 HD DVD 사업을 포기한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사실상 블루레이가 차세대 광디스크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광디스크 시장 최후의 보루?

위와 같은 힘겨운 과정을 거쳐 블루레이 디스크가 DVD의 뒤를 이은 차세대 광디스크의 왕좌를 차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디스크 등이 많이 보급되면서 광디스크가 지배하던 휴대용 저장 매체 시장의 상당부분을 대신 차지하게 되었고,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대용량의 저장 매체를 가지고 다닐 필요성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후에 블루레이 디스크 보다 우수한 광디스크가 출시된다 하여도 활성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블루레이를 마지막으로 광디스크 시장은 종말을 향해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최근 나오는 PC(특히 노트북) 중에는 광디스크 드라이브가 생략되는 제품도 제법 있다.

다만, 아무리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가 싸졌다고는 해도 광디스크 매체보다는 비싸기 때문에, 당분간은 PC의 구성품 중에서 광디스크 드라이브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HD급 영화 콘텐츠를 합법적으로 판매하는 수단으로서 블루레이는 여전히 유효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2009년에는 3D 입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블루레이 3D’ 규격이 발표되었으며, 2010년에는 한 장의 블루레이 디스크에 3층, 4층으로 데이터를 기록하여 100GB에서 128GB의 용량을 담을 수 있는 ‘BDXL’ 규격이 발표되는 등, 블루레이 관련 업계에서도 이 은빛 원반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아무튼 블루레이 디스크가 이 시대의 최상의 광디스크이자 최후의 광디스크로 기록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진짜로 올 것인지, 그리고 온다면 언제가 될 것인지를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 것 같다.

글 김영우 / IT동아 기자(pengo@itdonga.com)

<출처>동아사이언스, 2011-02-11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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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망주고개 2011.10.29 0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이라 담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