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던 한국 최근 흐름에 뒤처져

지난달 16일 뉴욕 맨해튼 재빗센터에서 열린 `웹2.0 엑스포`의 강연장. 200여 명의 참석자 중 60%인 약 120명이 스마트폰을 한손에 들고 있었다. 이들은 강연 도중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이용해 강사의 프로필이나 관련 자료를 즉석에서 검색한다. 일부는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이면서 스마트폰에 깔린 `트위터`로 강연자의 발언에 대한 견해를 즉석에서 날린다.

이러한 `속사포 반응`은 강연장 앞면 롤스크린에 여과 없이 뜬다. 연사는 트위터에 올라온 의견을 즉시 체크하면서 강연 내용을 조율한다. 정보기술(IT) 신병기로 주목받는 스마트폰과 트위터가 강연의 `양방향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생생한 장면이다.

이 행사에 참석한 김지현 다음 모바일커뮤니케이션SU 본부장은 "작년에만 해도 노트북컴퓨터 사용자가 대다수를 차지했는데 이제 미국 대도시에선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장면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검색왕국` 구글은 최근 검색의 고정관념을 깨는 `구글 고글` 등 혁신 서비스를 선보였다. 휴대폰 카메라로 물체를 촬영하면 관련 정보가 휴대폰에 뜨는 새 검색 기능이다. 인터넷 기반의 검색 환경을 뛰어넘어 모바일 검색시장도 장악하려는 야심이 엿보인다.

일부 글로벌 IT기업들이 추진하는 `증강현실(增强現實ㆍAugmented Reality)`도 새로운 IT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눈으로 보이는 현실 세계의 모습에 가상의 디지털 정보를 접목해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신개념이다.

뉴욕 한 쇼핑몰. 뉴요커들이 아이폰을 상품의 바코드에 슬쩍 갖다대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아이폰을 통해 해당 상품이 다른 상점에서 얼마에 판매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 현장에서 즉시 가격 비교가 가능한 셈이다. 매장 주인은 몸서리칠 일이지만 스마트폰이 가격 경쟁을 촉발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 구글 트위터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주도권 장악을 위한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진화가 3박자로 맞아 떨어지면서 `트라이버전스(Trivergenceㆍ삼중 융합)`라는 IT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와 같은 기존 IT산업의 강자들도 서둘러 새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같이 새로운 질서 형성의 흐름을 읽고 기민하게 대처한 글로벌 IT기업들은 아이폰과 트위터, 3스크린(휴대폰+TV+PC), 신개념 검색 등 신기술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IT 혁신기술은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도시민의 일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기업의 업무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은 극대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라클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인수, 시스코의 플립(Flipㆍ캠코더 업체) 인수가 대변하듯 IT기업의 인수ㆍ합병(M&A)도 트라이버전스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반면 IT강국을 자부해온 한국 IT기업들은 기존 마인드의 틀에 갇혀 최근 IT 신혁명의 대열에서 소외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의 아성에 안주하다 무선인터넷 주도권을 놓친게 한 예다. 미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5%에 달하지만 한국은 2%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실장은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휴대폰, 3세대 이통통신 등 IT 하드웨어에 강점을 보여왔지만 소프트웨어는 두각을 보인 적이 거의 없다"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컨버전스(융합) 현상이 가속화되는 IT 흐름을 읽고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용 어>

증강현실 =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을 합성해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 카메라 화면을 통해 주위 건물을 관찰할 때 건물에 입주한 음식점이나 커피숍의 정보가 화면에 뜨는 것을 말한다.

<출처> 매일경제, 2009.12.10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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