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년 묵은 화성 운석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 소속의 캐시 토마스-케프르타 박사는 지난 4월 우주생물학 컨퍼런스(ASC)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ALH84001 등의 화성 운석을 연구하여

지구 박테리아와 유사한 박테리아 화석을 발견했다.



자신이 30억년 묵은 화성 운석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발언에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지난 96년에도 그녀를 포함한 여러 대학교와 존슨 우주센터 소속의 연구자 9명이 동일한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주장은 비판과 조롱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훨씬 호의적 반응을 얻었다.문제의 운석은 지난 1984년 남극횡단 산맥에서 발견된 중량 2.25㎏의 회록색 운석으로 우주생물학계에서는 앨런 힐스 운석, 또는 ALH84001으로 불린다.

전자 현미경을 활용하면 ALH84001의 원자 배열을 이미지화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운석의 정확한 화학 조성을 파악할 수 있다.



발견 이후 한동안 연구가 이뤄진 뒤 대다수 과학자들은 더 이상 이 운석으로부터 알아낼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키프르타 박사를 위시한 NASA 연구팀은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개선된 현미경 기술에 힘입어 기존에 있었던 그 어떤 증거보다 확실한 생명의 흔적을 찾아낸 것이다.

96년 발표 때 비평가들은 운석에서 발견된 박테리아가 지구 박테리아와 유사하기는 해도 생명체로 보기에는 너무 크기가 작으며 운석 속의 유기물질 역시 화성이 아닌 남극에서 생성된 것이라 일축했다.

이 주장은 이후에 그만한 크기의 박테리아가 지구에서도 발견되며 과학적 타당성을 잃었지만 2003년경 또 다른 강력한 반론이 제기됐다. 케프르타 연구팀은 운석에서 미생물 활동의 부산물인 자철석 결정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화성 박테리아의 존재 근거로 단언했는데 다른 연구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명유지가 불가능한 고온 환경에서 일어나는 지질적 변화로도 자철석이 생성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

하지만 이 또한 연구팀의 추가 연구에 의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온 빔을 운석에 쏘아 자철석 일부를 분리한 뒤 화학조성을 분석한 결과, 운석 속 자철석은 지구 미생물이 만든 것과 매우 유사하지만 결코 고온 환경에서 생길 수있는 것은 아님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케프르타 박사는 "이제 대세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며 "학계에서 다시 우리의 연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네바다 대학의 미생물학자이자 케프르타의 논문을 직접 심사한 데니스 바질린스키 박사도 "ALH84001의 자철석이 생명체로부터 생성되었다는 확증은 없지만 고온 환경에 의해 생성되지 않았음은 명확히 입증됐다"며 "케프르타는 이 논쟁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었다고 본다" 고 말했다. 다만 아직도 모든 사람들이 과거의 화성에 생명체가 넘쳐났다고 생각지는 않으며 ALH84001만으로 이들을 납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90년대에 ALH84001을 연구한 바 있는 NASA의 우주생물학자 데이비드 블레이크 박사도 그중 한사람. 그는 "ALH84001은 초기 화성의 모습을 추정할 수 있는 증거들로 가득한 멋진 운석" 이라면서도 "하지만 수억 ㎞나 떨어진 행성에서 날아온 돌조각 하나로 그 행성의 과거 모습을 완벽히 재구성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 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화성의 운석은 ALH84001 뿐만이 아니다. 지구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은 총 90㎏이 넘는다. 그런데 최근 다른 두 곳의 연구팀이 각각 이집트에서 발견된 '나클라(Nakhla)', 남극에서 발견된 '야마토 593(Yamato 593)' 운석을 가지고 수행한 연구에서도 ALH84001과 유사한 특징들이 도출되고 있다. 이에 케프르타 박사는 올해 늦여름께 이 운석에도 이온빔을 쏘아볼 계획이다.

이 두 종의 운석은 미생물 서식에 적합한 화성의 습도 높은 장소에서 생성된 것으로서 케프르타 박사는 이온 빔 실험을 통해 생물학적 부산물 잔존 여부와 화석화된 세포벽의 존재 여부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프르타 박사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ALH84001에서 확실한 물증이 찾아지지 않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자신의 연구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지질작용의 결과와 생명체의 흔적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돼 다른 연구자들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해도 그렇다. 또한 NASA는 오는 2018년경 화성의 토양표본 약 500g을 수거, 지구로 가져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만일 이 속에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가득 들어있지 않는 이상 과학자들은 화성 운석을 연구하며 발전시킨 방법으로 이 표본들을 연구 관찰할 것이 확실하다.

<출처>파퓰러사이언스, 2010-07-05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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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필현 2012.03.18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이라 담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