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노는 고대 그리스의「난쟁이(nanos)」에서 유래


나노(nano)라는 용어는 이제 우리에게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최근에는 상품의 이름에까지 등장하는 매우 친숙한 단어다. 나노는 고대 그리스의 ‘난쟁이’라는 의미의 'nanos'에서 유래되었다. 나노(nano)란 10억분의 1을 의미하며, 1 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m로 전자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며 원자 3,4개가 배열된 정도의 극히 미세한 크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한다.

나노의 세계를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은 미국의 리처드 파인만(Richard P. Feynman,1918~1988) 교수다. 양자역학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은 1959년 미국 물리학회에서 “바닥에는 풍부한 공간이 있다"(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다. 파인만은 당시 강연에서 분자의 세계가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아주 작은 구조물을 세울 수 있는 건물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분자 크기의 기계 개발을 제안했다. 또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담긴 모든 정보를 핀 머리에 담을 수 있다고 주장해 나노 시대가 올 것을 예견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우리 사회는 마이크로 기술의 시대에서 나노 과학 기술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은나노 세탁기, 나노 화장품, 은나노 양말 등과 같은 일상 생활 용품에서부터 반도체 산업에까지 나노 과학 기술이 적용되어 상품화 되고 있다. 더 나아가 미래의 나노 기술은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및 자원 고갈,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노 과학은 아주 작은 크기, 즉 수 나노미터에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을 만들어내고, 이때 나타나는 새롭고 특이한 성질을 연구하며 관찰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나노 기술은 이러한 나노미터 스케일의 물질들을 기초로 하여 우리 실생활에 유용한 나노 소재, 나노 소자, 나노 시스템을 만드는 기술이다.

나노 소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자와 분자로부터 나노미터 스케일의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데, 이를 위해서는 물리, 화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많이 참여하게 된다. 이러한 나노 구조체를 조립하여 큰 덩어리 형태의 나노 소재를 만들게 되며, 이때는 재료공학자와 생명공학자들이 참여하게 된다. 나노 소재로부터 나노 소자, 나노 시스템을 만드는 연구는 전자공학자와 기계공학자들이 주로 참여한다.

결론적으로 나노 과학 기술은 화학, 물리학, 생물학, 재료공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등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나노 기술 전공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일의 규모에 비해 인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 같은 나노 인력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대학의 나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고 각 대학도 나노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하지만 나노 기술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질이 나노 크기가 되면 성질이 바뀌어 독성 물질이 될 수도 있고, 매우 작은 나노 입자가 생물체의 세포막을 자유롭게 이동해 내부 기관에 침투할 수도 있다. 이는 인간이 통제 불가능한 부분이라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 따라서 나노 기술의 개발에만 신경 쓰지 말고 안정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강유경(대구고 교사)

<출처> 매일신문, 2010년 06월 22일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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