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처, 블랙홀이 천체를 잡아먹는 현장 포착

새해를 맞은 ‘사이언스’의 표지는 어두움을 밝히는 촛불이 장식했다. 2012년에도 세상을 밝히는 연구가 많이 나오길 바라는 소원이 깃들어 있다.


촛불은 자신의 몸을 태워서 주위를 밝힌다는 의미에서 경건한 마음이 들게 한다. 불빛이 사라지는 순간에 남기는 검댕조차 과학자들에겐 소중한 선물이 됐다. 독일 연구진은 촛불의 검댕을 이용해 물과 기름을 동시에 막을 수 있는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화면에 기름기가 남는 문제를 해결할 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도리스 폴머 박사팀은 촛불의 검댕에서 싸고 간편한 방법으로 성능 좋은 필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촛불 위에 유리판을 대서 얇은 검댕 층을 얻었다. 검댕 층은 지름이 약 40nm(나노미터, 1nm=10억 분의 1m)인 탄소 입자들이 사슬처럼 엮여 있다. 이것을 실리카로 코팅한 뒤, 600℃의 열을 2시간 동안 가하면 검댕의 검은 색이 투명하게 바뀐다. 실리카 코팅 안에 있던 탄소 입자가 사라지고, 껍질만 남은 공 모양의 입자로 가득한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이나 땅콩기름이나 올리브유를 떨어뜨렸더니 전혀 묻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렸다. 플루오린(불소)으로 한 번 더 코팅하면 액체를 흘려보내는 성능이 좋아지고 모래와 충돌시켜도 끄떡없었다.


연구팀은 “이 필름은 물과 함께 먼지와 때도 흘려보내기 때문에 터치스크린뿐 아니라 고글이나 건물 외벽 창에 활용하면 자기정화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언스와는 달리 ‘네이처’는 무서운 사진을 표지로 게재했다. 블랙홀이 천체를 빨아들이고 있는 장면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천체물리학연구소 스테판 길레센 박사 연구팀은 우리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이 가스 구름으로 이루어진 천체를 빨아들이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지구로부터 2만7000광년(1광년=약 9조4600억㎞) 떨어진 곳에 있는 블랙홀의 이름은 ‘궁수자리 A*’로 지구로부터 2만7000년 광년(1광년=약 9조4600억㎞) 떨어져 있다. 질량은 태양의 약 400만 배나 된다.


블랙홀이 빨아들이고 있는 가스구름은 크기가 태양계보다 크며 질량은 지구의 세배다. 현재 블랙홀 방향으로 초속 2300㎞로 이동하고 있다. 길레센 박사는 “이 속도라면 2013년 중반쯤에 블랙홀의 나선 반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스구름은 블랙홀 쪽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점점 길쭉한 형태로 변하고 있었다. 길레센 박사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보면 블랙홀이 삼키는 물체가 점점 길쭉하게 변하는데 실체가 확인된 것”이라며 “2013년에는 망원경을 통해 블랙홀이 천체를 빨아들이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동아사이언스, 2012년 01월 08일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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