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버랜드, 사람 말 흉내 내는 신기한 코끼리 공개
- '좋아', '안돼', '누워' 등 7 ~ 8마디 사람 말 발성
- 코를 입에 넣어 공기의 흐름을 조절해 사람 소리 흉내

[코식이가 말하는 단어]

좋아/아직/누워/안돼/발/앉아/
뒤로돌아/이리와/여기짱있네/왜또 뒤로돌아 아직


오는 9일, 에버랜드 동물원이 사람 말을 흉내 내는 코끼리를 전격 공개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끼리가 말을 하거나 단어를 발음하는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 이번에 공개하는 말하는 코끼리는 16살짜리 수컷 아시아 코끼리로 이름은 '코식이'. 중년 남성의 음역대와 비슷한 소리로 '좋아', '안돼', '누워', '아직', '발', '앉아', '예' 등 총 7 ~ 8마디의 말을 구사한다.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지난 10년간 코끼리를 담당해 온 김종갑 사육사(남, 39세)는 2년 전인 2004년 여름 '코식이'가 말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 김 사육사는 "처음엔 내 스스로 믿기 힘들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무도 없는 방사장 안에서 자꾸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이후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말하는 코식이를 지켜보다가 제가 코식이에게 하는 말을 흉내 내고 따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코끼리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이 가능한가?

코끼리는 평화로울 때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저주파인 8헤르츠 정도의 나지막하고 굵은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하는데, 매우 낮은 저주파로 7 ~ 8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사람의 음역대, 즉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소리는 20헤르츠로 코끼리의 대화를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가 없다.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야생 코끼리의 우렁찬 소리는 코끼리가 흥분하거나 놀랐을 때, 또는 공격 전에 내는 외침이다. 평상시에는 초저주파로 대화한다.

코끼리는 조음(調音) 기관이 없기 때문에 사람의 말을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이에 대한 보고도 없다. 다만 코끼리가 주변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자신의 발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보고는 있다. 케냐에서 어느 코끼리가 트럭 소리를 흉내 내는 것을 녹음해 분석한 적이 있는데, 코끼리가 청각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자신의 발성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출처> 과학잡지 Nature │ VOL434 │ 2005.3.24




코식이가 하는 말이 사람의 말과 유사한가?

에버랜드 동물원은 코식이가 사육사의 단어를 따라서 발음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기 위해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배명진 교수에게 코식이의 음성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의뢰했다.

배 교수는 코식이와 김종갑 사육사의 발성 샘플을 각각 녹음한 후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성대 떨림으로 발생하는 음파를 사진으로 찍어 단어의 정확도를 비교 분석하는 「발성 스펙트로그램 분석」과 음파에 자극되어 발생하는 진동수의 특성을 통해 소리의 유사성을 검증하는 「주파수 공명 특성」등 두 가지 방법으로 코식이와 김 사육사의 소리를 비교해 보았다.

배 교수에 따르면 코식이의 발성 패턴은 10년을 함께 한 김종갑 사육사의 발성 패턴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배 교수는 "코식이의 성대 떨림은 130헤르츠입니다. 보통 남성의 성대 떨림이 100 ~ 200헤르츠인 것을 감안하면 코식이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위 그림은 코끼리가 발성한 단어의 정확도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음파의 스펙트럼을 사진으로 찍어 비교하는 스펙트로그램이다. 위쪽은 사육사가 발성한 '누워'의 결과를 보여 주는 그림이고, 아래는 코끼리가 발성한 패턴이다. 두 가지의 평균 기본 주파수를 비교한 결과 사육사는 130Hz를 나타냈고, 코끼리는 132Hz로 아주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즉 코끼리의 기본 음색은 10년을 함께 보낸 사육사의 목소리 톤과 아주 흡사하다는 결과를 보여 주는 것이다.

소리 패턴의 음정 비교에서 두 번째로 고려하는 것은 주파수 공명 특성이다. 공명 특성은 스펙트로그램에서 붉은 군을 형성하는 위치인데, 코끼리의 제1공명은 평균 550Hz를 나타내었고, 사육사는 570Hz를 나타냈다. 제2공명 주파수는 평균적으로 코끼리가 2,400Hz를 나타내고, 사육사는 2,650Hz를 나타내어 인지 특성에 중요한 두 공명 주파수의 편차가 크지 않았다.



코식이의 발성 방법

코식이는 사람 말을 발성할 때 반드시 코를 입에 넣었고, 코의 입구가 입 안쪽의 부드러운 면에 협착되도록 하기 위해 코의 입구를 입으로 꼬는 모습을 관찰했다. 사람의 입에 손을 넣어 바람의 방향을 조절하면서 휘파람 소리를 내듯이, 코식이는 코를 입에 넣어 콧바람을 불고, 이 바람소리를 입 안쪽 면에 협착 시키면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요약하면, 에버랜드 코끼리 코식이는 각 단어를 발음할 때마다 코를 입 안에 넣어 흔들며 공기를 조절하여 사람의 소리를 흉내 낸다. 코가 인간의 혀와 같이 일종의 조음기관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코식이가 사람의 소리를 유사하게 모방한다는 것은 배명진 교수의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다만, 코식이가 의미를 알고 그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에버랜드 동물원에서는 앞으로 코식이가 말의 의미를 인지한 상태에서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사육사, 수의사, 동물 행동학자 등과 함께 「공동연구TF」를 구성, 연구를 개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삼성저널, 2006. 9. 8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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