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성과'에 호평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조사 대상 58개국 중 23번째로 평가했다. 2009년보다 4계단 앞선 것으로 지난 1997년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세부 분야에서는 '고용(4위)'과 '과학 인프라(4위)'의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경제(10위)'와 '재정정책(13위)' 순위도 상위권이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예상을 웃도는 지표 회복세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외국인 투자(50위)'와 '사회적 인프라(49위)' 등은 평가 대상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기업관련 법규(44위)'와 '물가(41위)' 상황도 좋지 않다고 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정부 부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정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GDP대비 60%)까지 줄이는 데에 필요한 기간을 추산한 내용이다.

한국은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3%(09년 기준)수준이어서 이미 기준치 아래다. 그러나 일본은 2084년, 이탈리아는 2060년이 돼야 부채를 적정 규모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2010년 IMD 세계경쟁력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4대 평가부문 중 특히 '경제성과(45→21위)'와 '정부 효율성(36→26위)' 순위가 크게 올랐다.

경제성과 부문에 포함된 항목들은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경제 부문(27→10위)과 국제무역(37→22위) 등이 호평을 받았다. 실업률과 1인당 GDP 성장률 등은 강점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및 포트폴리오 투자, 연구개발(R&D) 시설 재배치(해외 이동) 등은 약점으로 꼽혔다.

정부효율성 부문에서는 제도적 여건이 크게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재정정책(14→13위)과 기업 관련법(48→44위), 사회적 여건(51→49위) 등의 순위가 상승했다. 정부 보조금과 외환보유고 등은 강점으로 평가됐지만, 이민법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저해 정도나 고령화, 환율안정성 등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기업효율성(29→27위)' 부문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금융(33→30위)과 경영활동(33→27위), 행태가치(27→22위) 등의 순위가 올랐다. 그러나 생산성 및 효율성(14→26위), 노동시장(32→35위) 순위는 뒤로 밀렸다.

연평균 근로시간이나 고객만족도 강조, 직원 교육에 대한 기업의 우선순위 등은 강점으로, 노사관계 생산성과 중소기업 효율성, 문화적 개방성, 이사회의 경영감시 기능 등은 약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프라구축(20→20위)의 순위는 지난해와 같았다.

기본 인프라(23→20위) 순위는 올랐지만, 인터넷 가격 등 기술 인프라(14→18위)와 과학 인프라(3→4위) 순위는 소폭 밀렸다.

R&D인구대비 특허 획득 건수나 고등교육 이수율, R&D 투자비율 등은 지난해처럼 강점으로 꼽혔지만, 초ㆍ중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수, 대학교육의 사회부합도, 기술자(엔지니어)의 시장 공급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했다.

IMD는 한국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 ▲창의성 개발을 위한 교육 개혁 ▲더블 딥(Double dip·호전되던 경기가 다시 침체하는 것)과 물가 인상(인플레이션) 압력을 함께 고려한 출구전략 ▲소득과 지역격차 완화 ▲성공적인 G20 정상회의 개최 등을 2010년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이번 경쟁력 평가 결과에 대해 재정부 하성 미래전략정책관은 "세계 경제위기 아래서도 2009년에 이어 2년 연속 국가경쟁력 순위가 상승했다"며 "신속한 재정, 금융정책 등으로 경제 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난 게 주효했다"고 총평했다.

한편 지난해 1위와 3위를 기록한 미국(3위)과 싱가포르(1위)는 올해 자리를 맞바꿨다. 2위는 홍콩, 4위는 스위스, 5위는 호주에 돌아갔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15↑)과 중국(2↑) 등의 순위가 올랐고, 일본(10↓)과 인도(1↓)는 뒷걸음질쳤다.

영국(-1)과 독일(-3) 등 대부분의 유럽 선진국들은 지난해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그런데도 남유럽 재정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일명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 중 스페인(3↑)과 이탈리아(10↑) 그리스(6↑) 세 나라는 순위가 올랐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건 국제기준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2008년 통계가 일부 포함됐기 때문이다.

재정부 성창훈 경쟁력전략과장은 "245개 지표를 분석해 순위를 정하는데 이 중 135개가 통계지표 분석으로, 110개가 기업 CEO 설문조사 결과로 결정된다"며 "해당 국가가 제공하는 가장 최근의 통계를 쓰도록 돼있어 그리스 등의 순위가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CEO에 대한 설문조사는 올해 2월 삼성경제연구소(SERI)를 통해 이뤄졌다.


<출처> 아이뉴스24, 2010년 05월 19일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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