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인 2030년에는 어떤 기술이 주류가 될까. 생물모방, iPS세포에 이어 이번 주에는 대형 리튬이온전지에 대해 알아본다.

BI Weekly 1253호 2010.03.19


자연에너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발전한 전기를 전력계통으로 보내, 사회 전체에서 공유하는 스마트그리드(차세대송전망)를 실현함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 대형 축전지이다. 이러한 자연에너지는 기후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져 불안정하다. 대형 축전지는 전력계통으로 연결할 때에 악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 미쓰비시(三菱)중공업과 히타치(日立)제작소가 개발하고 있는 대형 리튬이온전지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4월부터 뉴멕시코주에서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스마트그리드 실증시험을 시작한다. 연구의 핵심은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전력계통에 연결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축전지로 해결하는 시험이다.


예를 들어 날씨가 맑다고 하자. 태양광발전은 대량으로 전기를 만들지만 전력계통에 그대로 보내면 송전망 내부의 전압이 상승하여 전자기기의 고장을 일으킨다. 따라서 축전지에 일단 전기를 비축해 전압 상승을 막는다.


반대로 갑자기 비가 내려 태양광 발전의 출력이 떨어졌다고 하자. 전력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축전지에 저장한 전기를 방출한다. 이렇기 기후에 따라 편차가 큰 태양광 발전 출력을 계통감시실이 조사하여 축전지에 충·방전 지령을 내린다.

실험에서는 미 시장에서 실적을 쌓은 나트륨/유황전지(NaS전지)와 납축전지를 사용한다. 관계자는 이 중 NaS전지에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축전지 크기를 작게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보다 더 성능이 뛰어난 것이 리튬이온전지이다. 안전 때문에 대형 제품의 개발이 늦어지고 있으나 머지않아 실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중공업은 규슈(九州)전력과 함께 용량이 132킬로와트시(kWh)의 대형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다. 448개의 단전지(單電池, Unit cell)를 직렬·병렬로 연결해, 하나의 큰 축전지로 간주하여 작동시킨다.


448개나 되는 단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가운데 만약 하나라도 빨리 열화되어 전압이 하락하면, "열화한 단전지쪽으로 전류가 흘러서 전지 전체가 고장난다"라고 미쓰비시중공업 신에너지사업추진부의 하시모토(橋本勉) 주석(主席)은 말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해도 전체가 고장나지 않도록, 단전지 묶음을 연결하는 곳의 제어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과제를 극복했다.


아울러 또 하나의 장치를 마련했다. "악천후로 발전량이 갑자기 줄어들 경우, 축전지에서 재빨리 전력계통으로 방전(放電)할 수 있도록 했다"(하시모토 주석). 태양광 발전의 발전량이 줄어든 만큼, 재빨리 화력발전소가 전력을 보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전기를 방출할 때의 순발력은 NaS전지가 떨어진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내부저항을 기존의 반으로 낮추는 기술을 개발하여 재빨리 전력을 내보낼 수 있도록 했다.

2010년도부터 나가사키현(長崎縣) 이사하야시(諫早市)에 위치한 이사하야공장에 도입한 출력 1메가와트(MW)급 태양광발전시설에서 실험을 한다. "설치장소의 온도 등도 수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조기기를 조절하여 대응한다"(하시모토 주석)는 생각으로 운용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도 대형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양극(陽極) 재료를 보호막으로 보호함으로써 열화속도를 낮추어, 수명을 기존의 7년 반에서 10년으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태양광패널의 수명이 20년 정도이기 때문에 축전지는 한번만 교체하면 된다. 초기도입에 필요한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실용화 전망이 섰다.


일본의 자원에너지청에 의하면 기존 전력계통이 수용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의 전력량은 일본의 전체 전력량의 10% 정도가 한계라고 한다. 2020년까지는 전력계통을 안정시키는 대형 축전지 도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형 리튬이온 전지 개발은 시급한 상황이다.


저렴한 가격·긴 수명의 재료가 열쇠


태양광 발전의 전기를 축적하여 전력 계통을 안정시키는 대형 리튬이온전지. 2010년대 후반의 초기도입에 필요한 기술은 이미 정비되었으나 2020년 이후를 고려한 보급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긴 수명과 저가화를 달성하지 못하면 코스트 부담은 전기요금으로 전가된다. 대학 등에서는 차세대를 겨냥한 재료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방은 관계자 외는 출입이 금지되었습니다." 도쿄(東京)공업대학의 다니구치(谷口泉准) 교수가 이렇게 소개한 연구실에는 특수한 장치가 있다. 차세대 양극 재료의 유력한 후보인 '인산망간리튬(LiMnPO4)' 제조 장치이다.


태양광 패널의 수명은 20년 정도이기 때문에 리튬이온전지도 비슷한 수명을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실용화된 망간산리튬(LMO)은 '스피넬(spinel)型'으로 불리는 불안정한 결정구조이기 때문에 수명을 늘리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올리빈(olivine)型' 인산망간리튬은 결정구조가 안정되어 있어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인산망간리튬은 매우 다루기 힘든 재료이다. "도전성(導電性)이 매우 낮아, 거의 발전(發電)하지 않기 때문" (다니구치 준교수)이다. 가능성을 지닌 재료라고는 알고 있지만, 누구도 그 성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이러한 난제를 다니구치 준교수는 양극 재료에 탄소를 피복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이론용량의 90%의 발전성능이 나옴을 확인했다.


다니구치 준교수팀은 인산망간리튬을 만들 때 필요한 세가지 원료를 물에 녹여 작은 이슬상태로 만든 다음, 고온 반응기에서 인산망간리튬의 전단계(前段階) 재료를 만들었다. 이를 나노입자로 가공하여 표면에 탄소를 입혀 양극 내에서 리튬이온과 전자가 이동하기 쉽도록 했다. 2020년경의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


스마트그리드에 사용되는 대령 리튬이온전지는 신에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NEDO)가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대형 리튬이온전지와 같은 고성능 축전지 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축전지가 전기를 상시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핵심장치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축전지 도입이 전기요금 을 상승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가화도 중요한 과제로, 전력중앙연구소가 전고체형(全固體型) 리튬이온전지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해질을 고체로 함으로써 “인쇄장치를 사용해 도포하는 것만으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중연 재료과학연구소의 고바야시(小林陽) 주임연구원은 말한다. 전해질에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기존 방법에 비해 고체로 하면 액체가 새지 않고 안정성이 높아진다.


고바야시 주임연구원 팀은 전해질과 전극을 손에 발라 시험제품에서 발전할 수 있음을 이미 확인했다. 현재는 인쇄장치를 사용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문제점은 수명이 아직 1~2년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소재 개발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의 실용화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간다.


저렴하고 수명이 긴 리튬이온전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으나 스마트그리드 관련 거대시장을 예상해 연구가 활발한 것도 확실하다. 노무라(野村)증권금융경제연구소는 구미와 일본의 스마트그리드 관련투자액을 2010~30년 누계로 1조 2,51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축전지는 그 중에서 약 60%를 차지할 것이다.


소니가 처음으로 제품화한 이래 일본은 리튬이온전지 시장을 선도해 왔다. 우위성을 유지하는 열쇠는 기술개발에 달려 있다.


<출처> “2030年への挑戰-大型リチウムイオン電池”. 『日經産業新聞』, 2010. 2. 16-17.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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