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11시 제주 신라호텔을 출발한 삼성전자의 4세대(4G) 이동통신기술 시연버스 안에는 46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 두 대가 설치돼 있었다. 왼쪽 TV에서는 초고속 인터넷으로 실행된 고화질(풀 HD) 화면이 빨갛고 파란 열대어 영상을 선명하게 펼쳐 보였다. 오른쪽 TV는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설치된 기지국 두 곳의 수신신호를 그래프로 나타내고 있었다. 두 개의 그래프가 한데 만나는 때가 바로 기지국이 바뀌는 지점이다.


버스가 시속 60km의 속도를 내며 다른 기지국 지역으로 넘어갈 때도 화면 속 영상은 끊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성공적인 ‘통화연동(핸드오버)’ 기술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시연버스에는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사장, ‘삼성의 차세대 리더’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본보 기자 등이 탑승했다.

‘4G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Imagine 4G world)’란 문구가 적힌 이 버스는 신라호텔에서 제주 소리섬 박물관까지 약 2km 구간을 왕복 운행했다.

▒ MP3 100곡을 2.4초 만에 전송


4G 이동통신기술은 이동 중에는 초당 100Mb(메가비트), 정지 상태에서는 1Gb(기가비트·1Gb=1024Mb)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차세대 무선통신. 3.5G인 휴대인터넷(와이브로)보다 전송속도가 5∼50배 빠르기 때문에 800MB(메가바이트) CD 한 장에 들어 있는 영화 한 편을 5.6초 만에, 화질을 높여 CD 두 장에 나눠 담은 영화 한 편을 11.2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상무는 “앞으로 몇 년 이내에 통신이 방송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묻자 그는 “발 빠르게 3G 기술을 개발해 현재 장비를 많이 팔고 있는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은 4G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4G로 5년 뒤인 2010년대 먹을거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 TV, 인터넷, 영화 동시에 즐겨


음성 영상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4G 이동통신 기술은 손안의 휴대전화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두루누리(유비쿼터스) 사회를 구현한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음성통화와 TV 시청, 인터넷 쇼핑, 영화 감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 휴대전화로 전자티켓을 발권받을 수 있고, 당뇨 수치를 측정한 뒤 주치의의 네트워크로 전송해 진료결과를 받아볼 수도 있다.


직교주파수분할(OFDMA)이라는 4G의 핵심 기술은 주파수 대역을 수백 개로 쪼개 주파수 간 간섭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대용량 데이터를 동시에 고속으로 보낼 수 있다.


노 장관은 “과거 한국이 신발 등으로 수출을 주도했지만 곧 경쟁력을 잃었다”면서 “정보기술(IT)이야말로 기술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고부가가치 분야”라고 말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삼성 4G포럼’에는 전 세계 20개국 1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해 4G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4G는 내년 세계무선통신회의(WRC)에서 주파수가 확정될 예정이며, 2010년쯤 상용화가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G 기술 개발에 앞으로 매년 1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휴대전화 크기의 4G 전용 단말기는 2008년 선보일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 세대(4G) 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통신 기술.
휴대인터넷(초당 20Mb)보다 최고 50배, ‘광 랜(초당 100Mb)’보다 최고 10배가량 속도가 더 빠르다. 휴대전화에서 고화질(HD)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출처> 동아사이언스, 2006년 09월 01일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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