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연구팀, 기억력 향상 성과… 치매·건망증 극복에 도움


미국 연구팀이 뇌의 내부에 전기 자극을 가하는 방법을 통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가 발전하면 치매 환자 등 기억력 감퇴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 캘리포니아대 의대 신경외과 이자크 프리드 교수 연구팀은 간질 환자 7명의 뇌에 전기가 통하는 얇은 봉을 삽입한 후 전기를 흘려보냈다.

실험 대상자는 모두 간질 치료를 위해 뇌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었으며, 전기 자극은 환자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약했다.

연구팀이 이들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전기 자극을 준 후 길을 찾아가는 운전 게임을 시킨 결과 모든 환자의 기억력이 개선됐다. 뇌에 자극을 준 후의 기억력은 그전보다 40~90% 좋아졌다. 뇌의 다른 기능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인위적 자극을 통해 기억력을 향상시킨 것은 이번 실험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에서 발행하는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이 자극을 준 뇌의 부위는 '후각뇌피질'이다. 기억 저장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해마를 감싼 부위로, 해마로 들어가고 나가는 자극을 통제한다고 뇌과학자들은 추정한다. 후각뇌피질은 최근 또 다른 연구에서 치매가 시작되는 부위로 밝혀졌으며, 특히 공간과 관련한 기억력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 환자가 집을 찾지 못하는 등 공간에 대한 기억력을 잃을 때 이 부위의 기능이 망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전기자극을 통한 기억력 향상 연구가 치매나 건망증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도 상용화를 위해선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신경과학과 마이클 캐허너 교수는 "전기 자극을 통해 기억의 저장을 촉진할 뿐 아니라, 기억력 상실과 관련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한 매우 고무적인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출처>조선일보, 2012.02.12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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