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막의 임플란트 시대 연 전자 망막

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라고 알려져 있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의 이상묵 교수.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이 교수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단에 다시 설 수 있었던 것은 첨단의 전자공학 덕택입니다. 디지털 기술 덕분에 장애인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중증 장애인인 이 교수가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은 ‘디지털 보조기술(Digital Assistive Technology)’ 덕분이다. ‘디지털 보조기술’은 신체나 감각, 지적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을 돕고 지원하는 기술인 ‘보조기술’과 공학을 통칭하는 IT기술이 더해져, 보다 정교하고 편리하게 지원되는 관련 기술과 기기를 뜻한다.


망막의 임플란트 시대


이런 첨단 디지털 보조기술 덕택으로, 선천적 질환인 ‘색소성 망막염’ 때문에 앞을 전혀 보지 못하던 영국인 2명이 ‘전자 인공망막' 이식 시술을 받은 뒤, 부분적으로 시력을 되찾게 됐다고 영국의 ‘BBC’가 최근 뉴스를 통해서 보도했다.


‘BBC’ 뉴스에 따르면 두 명의 환자는 ‘크리스 제임스(Chris James)’와 ‘로빈 밀러(Robin Millar)’로, 시력을 잃은 지 20∼25년 정도 됐는데 마이크로칩을 손상된 망막에 이식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비록 흑백이지만 빛을 감지하여 사물의 형태를 어렴풋이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술로 전문가들은 이른바 ‘망막의 임플란트 시대’가 열렸다고 평했는데 수술에 사용된 전자 망막 임플란트는 독일 회사인 ‘레티나 임플란트 AG(Retina Implant AG)’에서 개발했고 런던 옥스퍼드 안과 병원과 킹스컬리지 안과 병원의 ‘로버트 맥라렌(Robert MacLaren)’ 교수와 ‘팀 잭슨(Tim Jackson)’ 교수가 실험을 이끌었다.


완전 실명 환자가 빛을 보게 된 최초 사례


환자인 ‘제임스’와 ‘밀러’가 이식 받은 전자 인공망막은 아주 얇은 3㎟의 초소형 반도체 칩으로서 칩에 들어있는 1500개의 화소가 빛을 감지하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의 기능을 대신하는데, 이때 눈에 들어온 빛이 칩에 도달하면, 칩 내부의 픽셀에서 전자 신호를 시각 신경으로 보내고, 다시 두뇌로 향하는 과정을 거친다.

연구팀은 마이크로칩을 망막에서 가느다란 케이블을 통해 귀 뒤쪽 피부 아래에 부착된 컨트롤 장치와 연결했는데, 이 마이크로칩은 외부 전원 장치를 통하여 감도를 변경할 수 있고 외부 전원 장치는 두피 밑에 놓이는 자기 디스크를 경유하여 칩에 연결돼 있다.


‘크리스 제임스’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후 처음 조절장치가 켜졌을 때 반짝인 빛을 보고 “그 순간은 마치 마법과 같은 시간이었다”라며 감탄했다. ‘로빈 밀러’도 “마이크로칩이 작동되는 순간 빛이 감지됐으며 물체의 윤곽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면서 “25년만에 처음으로 천연색 꿈을 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맥라렌 교수는 “환자가 오랫동안 완전실명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뇌가 시각기능을 다시 배워야 하지만 완전히 실명한 환자가 무언가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줄기 세포나 다른 치료법을 통한 이전의 시력 회복 연구에서는 환자들이 완전히 실명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 시술한 환자는 빛을 전혀 인지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전자 망막을 통해서 망막의 기능을 다시 활성화 시켰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이상 시각장애 환자에게 희소식


현재, 전자 망막 시술이 성공함에 따라 시력을 잃은 환자들이 자신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지만 모든 시각장애 환자들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녹내장'이나 '시신경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맥라렌 교수와 잭슨 교수 모두 이번에 시도한 전자 망막 기술이 정식 치료법은 아니며, 임상 실험의 일부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앞으로 10명정도 까지 영국의 맹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자 망막 임플란트를 시술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의료계는 이번에 성공한 전자 망막 기술이 상용화가 되기까지 앞으로 10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이유로 ‘거부반응 해소’와 ‘인공망막의 내구성’, 그리고 ‘전자장치들의 초소형화’ 등이 해결돼야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각장애인은 정부 등록기준으로 25만10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유전자 이상으로 시각장애가 발생한 약 1만여명의 '망막색소변성’환자들에게 전자 망막 기술의 성공은 희소식이 될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전자 망막 기술은 유전자 이상 시각장애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출처> ScienceTimes, 2012.05.10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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