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고객들과의 수많은 ‘접점’을 가진 기업, 그리고 온갖 우위를 가진 기업이 가장 혁신을 꺼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 기업들은 “아, 그 시장은 우리가 취급하기에는 너무 작아”라거나 “우리는 그런 식으로 사업하지 않아”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기업의 태도는 정말 비즈니스의 큰 모순 중의 하나다.

그러고는 다른 기업(종종 신생기업이거나 예상치 못한 경쟁업체)이 새로운 분야로 돌진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매킨지의 경제 싱크탱크인 매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이런 현상을 자주 목격했다. 이 연구소의 다이애나 패럴(Diana Farrell) 이사는 기업가라면 모두 생각해 봐야 할 10가지 트렌드의 목록을 작성했다. 기업 경영자들이 혁신 피로를 이겨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현명한 경영자라면 이런 트렌드를 활용할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패럴은 외교관계위원회, 태평양국제정책협의회 등 다수의 정책 관련 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는 다방면에 정통한 석학이다. 그는 포춘의 브레인스톰 회의 참석자들에게 10대 트렌드를 선정한 목적이 ‘톱 10’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경영자들이 자기 회사의 우선순위와 목표를 고려해 그 항목들을 약간씩 달리 해석하라고 권고했다.

포춘은 이 트렌드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해 여기에 10가지 모두를 간략히 소개하기로 했다. 지금 남들에게 뒤떨어지기 전에 혁신을 시작하라.


1)경제활동의 중심이 이동한다. 중국과 인도가 부상한다. 20년 후에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세계 GDP의 25% 정도를 담당할 것이다.


2)공공부문이 과도한 부담을 지고 있다. 이는 부국들뿐 아니라 신흥 개도국들의 현안이기도 하다. 새로운 사회적 접점이 필요하며 퇴직과 건강보험 수당의 해결에 기업이 더 큰 역할을 맡게 된다고 패럴은 말한다.


3)새로운 소비자들이 온다. 매킨지의 추산에 따르면 향후 20년에 걸쳐 중산층 9억7,500만 가구가 늘어난다. 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4조달러에서 9조달러로 확대될 것이다.
패럴은 “이들 새 중산층은 모습과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평한다. 그들은 어느 정도 가처분소득은 있지만 거금이 없는 소비자들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려면 어느 정도의 혁신이 필요하다.” 그런 혁신의 좋은 예가 인도에서 개발 중인 3,000달러짜리 승용차다.


4)사람들은 기술의 발달로 서로 연결된 세상에서 사회생활을 영위한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모든 것이 투명해졌다. 회사가 잘못을 저지르면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악평을 올려 친구들과 전 세계에 알릴 것이다. 반대로 온라인에서의 사회활동과 상거래 비중이 커지며 기업들에게 커다란 기회를 제공한다.


5)인력시장의 새로운 조류를 주목하라. 경제의 중심이 이동하듯 노동시장의 중심도 바뀐다. 매킨지의 추산에 따르면 개발도상국들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7년 정도의 실무 경험을 가진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3,300만명에 달한다. 선진국 세계의 청년 전문직 그룹 규모의 두 배 정도다.


6)자유시장에는 사회적 비용이 따른다. 선진국 사람들은 고용주와 판매자들에게 갈수록 더 큰 사회적 양심을 요구한다. 기업이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며 우수 고객들을 붙잡아 두려면 지역사회와 지구 보존에 신경을 쓴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 노력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기업들이 그런 노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인재와 고객들은 발길을 돌려 자신들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기업들을 찾아가리라고 패럴은 전망한다.


7)제한된 자원, 무제한의 수요. 9억7,500만 가구의 중산층이 새로 늘어남에 따라 세계는 지구의 파멸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재화를 공급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패럴은 “선진국 세계에서 아무리 에너지를 아낀다 해도 개도국 세계의 수요 증가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 분야는 대폭적인 혁신 잠재력을 지닌다고 그는 평한다.


8)새로운 글로벌 산업구조가 뿌리내리고 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세계 150대 기업의 평균 직원 수는 무려 12만3,000명이다. 게다가 회사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예컨대 이베이는 유급 핵심직원 그룹 이외에도 판매자와 중개인의 훨씬 더 큰 생태계로 이뤄진다.


9)새로운 경영학이 등장할 것이다. 기업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데이터, 알고리즘을 비롯한 확실한 측정수단에 더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일단 한 분야의 어떤 회사가 이런 기법들을 도입하기 시작하면 업계의 다른 회사들도 그 뒤를 따르게 된다.


10)새로운 지식 경제학이 발달한다. 기업들은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대학 연구에 자금지원을 하는 등 지식 획득에 갈수록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동시에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게 입수할 수 있는 지식도 있다. 가령 위키피디아(Wikipedia)와 같이 사용자 참여로 만들어지는 정보는 무료로 얻을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런 새로운 지식경제의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출처> SERI (Fortune(美), 2006. 6. 29)

Posted by Top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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